엄마, 내가 전에 환생이라는 건 꼭 죽은 이후의 시간과 맞물리지 않을 거라고 말했던 거 기억해? 지금 죽어도 30년 전에 다시 태어날 수 있고, 나는 내가 그렇게 살고 싶다던 스위스에도, 어쩌면 우주에도 태어날 수 있다고 했잖아. 그런데 나는 이렇게 힘든 삶에서도 꼭 엄마가 만나고 싶었나 봐. 있잖아, 만약 죽은 이후의 시간에 다시 태어난다고 하면 내가 다...
울지마 울지마 울지마 네~ 그렇게 될 거예요 (쏟아지는박수갈채) 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 그렇게 될 거예요 그렇게될거예요
새벽 뭔가 굴러가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 벽에 귀를 대 보았다 구르릉 구르릉 하고, 울리고 있다 다음 날도 다음 날도 그게 매일매일 반복되던 어느 날, 다시 새벽 깨닫고 만 것이다 방안에 가득 찬 해수를 있는 힘껏 밀어 휘저으며 앞으로 나가려는 거대한 가 내는 소리라는 것을 둥근 돔처럼 생긴 몸 안에 채 천장까지 닿지 못한 물이 반쯤 찼다가 쭉 빠지며 내는 ...
일을 한계의 한계까지 미루다 한꺼번에 해치운다 단 간식을 좋아한다 길에서 춤춘다 이상한 것들을 가지고 싶다 손톱을 물어뜯는다 액션 만화 주인공이 되는 상상을 한다 싫어하는 음식을 씹지 않고 삼킨다 뭔가를 안고 자야 한다 쓸데없는 것에 돈을 쓴다 긴 목도리를 둘둘 두른다 똑같은 음식을 계속 먹는다 사랑스럽다는 말을 많이 한다 좋아하는 노래 한 곡만 며칠이고 ...
歌の翼に 作品 34-2 그날은 몹시도 더웠다. 아스팔트가 찐득하게 신발 밑바닥에 달라붙어 걸음까지 느려졌다. 땀을 뻘뻘 흘리며 나무 그늘 하나 없는 도로를 걸었다. 축축하게 젖은 얇은 웃옷이 등에 달라붙어 불쾌했지만 어쩔 도리가 없다. 걸으면서 나는 울었다. 좀 더 편하게 숨을 쉬어 보고자 벌린 입으로 짭짤한 게 스몄는데, 땀인지 눈물인지도 알 수가 없었다...
그러니까 너에게 필요 없는 사랑을 주세요
엄마는 모르는 게 하나 없어서 길에 핀 들꽃 이름까지 아는데 어디서 알게 됐냐고 하면 그냥 알았다고 난 엄마가 몇 번이나 알려 줘도 모르니까 외울 때까지 알려 줘 나중에 나 혼자 꽃 핀 길을 걸을 때 들꽃 이름을 모르면 너무 슬퍼질 테니까
침대 위에서 망망대해를 떠다닌다 어떤 날은 그런 기분이다 발을 전혀 담그고 싶지도 않은 조용히 찰랑이는 소리를 들으며 어느새 위와 아래는 뒤집혀 그렇게 기억 속을 유랑한다 작은 침대 위에서
한강에 커다란 고래를 키웠다 지하철이 다리 위를 지날 때마다 나는 필사적으로 좇았다 빛이 내리쬘 때 그 거대한 등이 반짝였다 물빛과 다른 색으로 매일 거기에 있지만 아무도 관심 갖지 않는 한강에 사는 고래 봐, 진짜 있다니까
그렇지 나도 가끔 그렇게 생각해 나는 인간의 몸에 갇혀 버린 게 아닌가 하고 무수히 많은 내가 할 수 있을 일들을 고작 인간이기 때문에 놓쳐 사라진 게 아닌가 하고 그렇지 그러니까 나는 숨어 있는 거야 나는 도망치고 있는 거야
어릴 때 자주 놀던 공원이 공사를 시작했다 난 그게 내 마음 같다고 생각했다 진입 금지 표지판을 세워서 아무도 거기 들어가지 않고 젖은 비 냄새가 나는 흙뿐이고 아무것도 없이 가끔 장난치러 들어가는 타인뿐이고 돌을 던져 봤자 이미 너무 많은 돌이 있어 괜찮을 거고 파헤쳐질수록 누구도 거기를 들여다보려고 하지 않고 공원은 다시 더 좋은 커다란 깔끔한 많은 사...
그건 사라진 지 이틀이 지난 아침 마을 연못에 뜬 채로 발견됐다. 뚜껑부터 고꾸라져 복잡하고 작은 기계들에 물풀따위가 엉겨 있었다. 돔처럼 둥그런 몸체에 너댓 살 어린애만 한 크기. 경찰이 바쁜 시간 혼자 마을을 돌곤 했다. 모두 그걸 보고 귀엽다며 웃었다. 백 몇 가지의 소리를 낼 수 있다는데, 거의 개 짖는 소리만 냈다. 마을 꼬마들이 그것을 아주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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